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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 (풍자, 허무감, 완성도, 다른 이유) 웃으면서 보다가 마지막에 가서 묘하게 허무해지는 영화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넷플릭스 영화 은 혜성 충돌이라는 극단적 재난 상황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인데, 보다 보면 웃음보다 씁쓸함이 더 오래 남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을 살아오면서 이 영화가 유독 다르게 읽혔습니다.풍자의 칼날 — 아담 맥케이가 겨냥한 것아담 맥케이 감독 이름을 처음 제대로 인식한 건 를 봤을 때였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그러니까 2008년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붕괴와 그로 인한 금융위기를 다룬 이야기인데, 설명하기도 어렵고 영화적으로 풀기도 어려운 소재를 재기발랄하게 해냈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마고 로비를 욕조에 앉혀놓고 금융 용어를 설명시키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웃깁니다.그런데 을 보고 나서야 이 감독이.. 2026. 7. 30.
더 킬러 (데이빗 핀처, 연출, 평양냉면) 데이빗 핀처가 연출하고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킬러》, 러닝타임 118분짜리 킬러 영화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옆자리 아저씨 하품 소리보다 스크린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힘이었고,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습니다.데이빗 핀처라는 이름이 만드는 기대치《파이트 클럽》, 《세븐》, 《소셜 네트워크》, 《나를 찾아줘》. 데이빗 핀처의 필모그래피를 나열하면 왜 이 영화에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는지 바로 납득이 됩니다. 제가 직접 이 감독 작품들을 꽤 챙겨 봐왔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르적 쾌감보다 긴장의 밀도를 택하는 연출 스타일이죠.일반적으로 킬러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총격신(gunfight sequence)을 떠올립니다. 총격신이란 총기를 이용한 전.. 2026. 7. 29.
범죄도시2 (후속작, 손석구, 카타르시스) 구린데 재밌다는 게 말이 됩니까? 솔직히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면서 제가 매번 드는 생각이 그겁니다. 연출이 세련된 것도 아니고, 2000년대 초반 영화처럼 연기들이 따로 노는 장면도 있는데, 극장 나오면서 왜 이렇게 개운하지? 싶어요. 범죄도시2를 극장에서 봤고, 그다음엔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오자마자 또 봤습니다. 두 번 봐도 같은 장면에서 또 터지더라고요.후속작의 딜레마, 범죄도시2는 어떻게 넘었나영화계에서 흔히 말하는 '속편의 저주(Sequel Curse)'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 1편이 히트를 치면 2편은 과도한 기대와 익숙함 때문에 오히려 실망을 안겨주는 현상을 뜻합니다. 1편의 신선함이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같은 공식을 반복하면 관객은 지루함을 느끼고, 공식을 벗어나려 하면 팬덤을 잃을 .. 2026. 7. 29.
영화 잠 (몰입감, 결말 해석, 장르) 공포영화는 무서울수록 재미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겁주는 데만 집중하다 내용이 텅 빈 영화들 때문에 이 장르를 멀리해왔거든요. 그런데 기대를 거의 안 하고 들어간 영화관에서 94분 내내 등받이에서 몸이 떨어질 뻔했습니다.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 《잠》 얘기입니다.공포영화답지 않아서 오히려 더 쫄렸던 몰입감일반적으로 공포 장르는 점프 스케어(jump scare)에 크게 의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점프 스케어란 갑작스러운 시각·청각 자극으로 순간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연출 기법으로, 귀신이 화면에 튀어나오기 직전 음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봤는데, 《잠》에는 그런 장면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럼에도 끝날 때까지 심장이 조마조마했습니다.영화의 설정 자체는.. 2026. 7. 28.
브루탈리스트 (브루탈리즘, 건축미학, 비교) 건축영화가 지루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88년생 감독 브래디 코베가 만든 이 영화는 단순한 건축가 전기물이 아니라, 인간이 무언가를 '짓는다'는 행위 자체가 가진 폭력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3시간 30분짜리 영화인데, 보고 난 뒤 허전함보다 어떤 묵직한 밀도가 오래 남았습니다.브루탈리즘, 못생긴 게 아니라 '진짜'라는 뜻이었습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브루탈리즘을 '거칠고 투박한 건축 스타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 같은 건물을 연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이 사조의 어원은 상당히 다른 맥락에서 출발합니다.브루탈리즘(Brutalism)의 뿌리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2차 .. 2026. 7. 28.
쥬라기 월드 (세계관, 액션, 시리즈 전망) 개봉 당일 아침 7시 50분 상영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2시간 13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거든요. 쥬라기 공원 실사 영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쥬라기 월드: 리버스(Jurassic World Rebirth)를 직접 겪어보니 이 시리즈가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영리하게 자기비하로 시작하는 세계관 설정제가 중학교 때 극장에서 처음 쥬라기 공원을 봤습니다. 그때는 탈 쓰고 만들던 공룡이 전부였던 시절인데, 스크린에 CG로 공룡이 뛰어다니는 걸 보고 진짜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아기 공룡 쭈쭈 비디오 테이프 빌려달라고 엄마한테 울면서 떼쓰던 아이가 그 충격을 극장에서 다시 받은 거니까요. 그 시리즈가 이제 일곱 번째입니다.이번 작품이 영리하다고 느낀 건.. 2026. 7. 27.
슈퍼맨 (밸런스, 빌런, 메타 휴먼, 서사) 슈퍼맨이 영화 시작 첫 장면부터 쳐맞습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저는 솔직히 이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슈퍼맨인데 왜 맞고 있지?"라는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영화는 그 이유를 아주 영리하게 풀어냅니다. 2025년 7월 9일 개봉한 제임스 건 감독의 슈퍼맨, 기대치가 낮았던 만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슈퍼맨이 가장 어려운 히어로인 이유 — 밸런스 문제슈퍼맨을 영화로 만드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아십니까? 단순히 원작 팬들의 기대치 때문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파워 밸런스(Power Balance), 즉 히어로와 빌런 사이의 힘의 균형 설계에 있습니다. 여기서 파워 밸런스란 주인공이 너무 압도적이거나 너무 약하지 않도록 서사 안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 구조를 말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 2026. 7. 27.
84제곱미터 (영끌, 층간소음, 반전, 결말) 기대를 접고 봤습니다. 워낙 혹평이 자자해서 소파에 누워 설거지하다가 보는 둥 마는 둥 틀어놨는데, 전반부에서 자세를 고쳐 앉게 됐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84제곱미터》, 영끌족 청년의 고통과 층간소음을 엮어낸 스릴러입니다. 전반부까지는 꽤 쫄리게 봤는데, 후반부에서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겪어보시면 압니다.영끌과 층간소음 — 이 영화가 꺼낸 현실의 맥락《84제곱미터》라는 제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국내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거래되는 공급면적 84㎡, 이른바 '국민 평수'를 가리킵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약 33~34평 수준이고, 여기서 ○○란 건설사가 분양 면적을 산정할 때 계단·복도 등 공용 공간을 포함해 표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제목 하나에 이미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 2026. 7. 26.
판타스틱4 (진입장벽, 빌런, 가족영화) 저는 판타스틱4를 한 편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름은 알아도 리드 리처드가 누군지, 수잔 스톰이 뭘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요. 그냥 이번 주 좀비따이 보러 영화관 갔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반쯤 충동적으로 들어간 게 판타스틱4였는데, 막상 보고 나왔더니 생각보다 훨씬 할 말이 많아졌습니다. 기대치가 낮았던 게 오히려 득이 됐을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었거든요.판타스틱4 첫 관람인데도 진입장벽이 없었던 이유제가 마블 시리즈를 볼 때마다 늘 느끼는 게 있습니다. 어벤져스 시리즈야 워낙 봐왔으니 따라가는데, 근래 들어 사전 지식이 없으면 영화 절반은 날아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데드풀과 울버린 볼 때가 제 입장에서 마블 진입 장벽의 정점이었습니다. 보면서 "저 캐릭터가 .. 2026. 7. 26.
굿뉴스 (실화, 블랙코미디, 변성현, 연출) 넷플릭스를 켜다 제목만 보고 그냥 넘길 뻔했습니다. 그런데 변성현 감독이라는 걸 확인하고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2024년 10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는 1970년 실제 일어났던 일본항공 납치 사건, 이른바 '요도 사건'을 모티브로 한 136분짜리 블랙 코미디입니다.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거 걸작이다.실화 기반의 설정이 이렇게 황당해도 되나블랙 코미디(Black Comedy)는 비극적이거나 불편한 현실을 웃음의 언어로 비트는 장르입니다. 여기서 블랙 코미디란 단순히 우스운 상황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웃고 나서 씁쓸함을 느끼는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한 서사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의 실화 소재가 이 장르와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1970.. 2026. 7. 25.
대홍수 (장르혼합, 이모션 엔진, 시리즈) 재난 영화라고 믿고 눌렀는데, 중간에 갑자기 AI 철학 영화가 되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가 딱 그렇습니다. 솔직히 저는 어느 정도 악평을 듣고 나서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럭저럭 볼 만했습니다. 하지만 그 '볼 만했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이 영화가 왜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맛이 없어졌는지, 제 나름대로 뜯어봤습니다.재난 영화인 줄 알았는데, 이게 SF라고요?재난 영화를 보러 갔다가 SF 철학 강의를 들은 기분, 혹시 공감하시나요? 는 예고편부터 김다미, 박혜수라는 이름값과 함께 전형적인 재난 스릴러 비주얼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남극에 소행성이 충돌해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에 대홍수가 발생하고, 3층짜리 아파트에 살던 엄마와 아들이 탈출을 시도한다는 초반 설정.. 2026. 7. 25.
파반느 (배우의 힘, 원작 비교) 넷플릭스에서 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멜로 영화는 배우가 예쁘고 잘생겨야 설득이 된다고 막연히 믿어왔거든요.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박민규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 이종필 감독이 2025년 2월 20일 넷플릭스에 공개한 작품인데 — 군 입대 전후로 박민규 책을 읽던 시절이 있었던 저한테는 꽤 개인적인 영화가 됐습니다.배우의 힘 — 고아성이 설득에 성공한 방식일반적으로 멜로 영화에서 "못생기고 볼품없는 여자 주인공"을 실제로 예쁜 배우가 연기하면 관객 몰입이 깨진다고들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고아성 씨가 연기하는 미정은 분명히 주변 사람들한테 '공룡'이라는 별명으로 놀림받는 인물인데, 이상하.. 2026.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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