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파묘 (장재현, 오컬트 연출, 후반부)

검은사제들, 사바하를 재밌게 본 저로서는 파묘도 당연히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극장 나오면서 든 감정이 마냥 만족은 아니었습니다. 좋았습니다. 분명히. 그런데 뭔가 하나 걸리는 게 있었죠. 그 걸리는 감각이 뭔지를 곱씹다가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장재현 감독과 한국 오컬트 영화의 맥락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공포·미스터리·오컬트 장르는 생각보다 제대로 된 작품이 드뭅니다. B급 영화나 일본 특촬물까지 뒤지다 보면 퀄리티 있는 작품의 희소함을 절감하게 됩니다. 한국 공포 영화도 마찬가지여서, 저예산이면서 어딘가 본 듯한 모작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그런 맥락에서 장재현 감독은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다. 검은사제들은 한국에서 엑소시즘(exorcism), 즉 사제나 종교인이 의식..

카테고리 없음 2026. 7. 14. 16:10
어쩔 수가 없다 (블랙코미디, 노동드라마)

박찬욱 감독의 는 전체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작품입니다. 저는 시사회 소식도 없던 시점에 기대 반 긴장 반으로 극장에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웃겼는데 처연했고, 가벼웠는데 무거웠습니다. 그 이상한 감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블랙코미디라는 말이 이렇게 딱 맞는 영화가 또 있을까요영화를 보기 전에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완성도로 흥행에는 고전했고, 이번엔 박찬욱 감독이 얼마나 대중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지 가늠이 안 됐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까, 이건 타협이 아니라 박찬욱식 해석으로 대중성을 풀어낸 거였습니다. 감 떨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결로 설계한 것이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이 영화의 장르적 핵심은 블랙코미디(black com..

카테고리 없음 2026. 7. 13. 14:36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숟가락, 이별의 의미, 성장 서사)

누군가와 헤어지고 나서 한참이 지났는데도, 별것 아닌 작은 장면 하나가 문득 떠오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영화를 딱 하나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이야기합니다. 2003년작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년이 넘은 영화인데도, 볼 때마다 가슴 어딘가에 서늘한 게 고입니다. 한국 리메이크와 비교해서 봤던 분이라면, 원작이 얼마나 다른 온도를 가진 영화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숟가락 하나가 드러낸 것들이 영화를 여러 번 봤는데,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의외로 아주 짧고 조용한 순간이었습니다. 츠네오가 요리하다가 조제에게 숟가락을 내밀며 맛을 봐달라고 하는 장면. 그때 조제가 잠깐 움찔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 찰나가 저는 이 영화 전체를 압축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7. 12. 16:53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예술 영화, 미장센, 비율, 사라지는 것들)

'예술 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졸음이 떠오르는 분, 저만 그런 건 아니죠? 그런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그 편견을 정면으로 부숩니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4관왕을 차지한 작품인데, 막상 보고 나면 "이게 예술 영화였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앉았다가 엔딩크레딧 음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못 뜬 사람 중 하나입니다.예술 영화가 재미없다는 편견, 이 영화 앞에선 잠시 내려놔도 됩니다예술성을 추구하는 영화가 지루하다는 건 딱히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앤디 워홀의 영화 '엠파이어'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런닝타임 485분, 그러니까 8시간 5분 동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한 장면만 고정 촬영한 작품입니다. 심지어 이보다 더 긴..

카테고리 없음 2026. 7. 11. 15:42
그래비티 (롱테이크, 우주 은유, 감동)

영화관에서 두 번 봤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다시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전혀 낡지 않는 영화가 있다는 걸, 그래비티를 다시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단순한 재난 생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은유와 상징의 밀도가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듭니다.17분짜리 롱테이크, 진짜로 가능한 건가요일반적으로 롱테이크(long take)라고 하면 2~3분 안팎의 장면을 떠올립니다. 롱테이크란 편집 없이 카메라가 끊김 없이 촬영을 이어가는 기법으로, 현장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연출 방식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장도리 격투 장면이 약 2분 30초로 화제가 됐던 걸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그래비티의 오프닝 17분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수치인지 바로 감이..

카테고리 없음 2026. 7. 10. 10:47
던전 앤 드래곤 (세계관, TRPG 연출, 흥행 전략)

D&D 영화가 드디어 제대로 나왔다는 말, 과연 믿어도 될까요? 2000년대 초반 C급 D&D 영화에 가슴에 대못이 박혔던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스크린X 특전 포스터를 손에 쥐고 나오면서, 드래곤 머리통만 달랑 찍혀 있는 그 포스터를 보며 속으로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 영화, 뭔가 다릅니다.20년을 기다린 세계관이 드디어 스크린에저는 중학교 때 처음 TRPG를 접하고 30대가 되어서도 팀을 꾸려 캠페인을 돌렸습니다. 겁스(GURPS)는 물론이고 소드 월드 RPG, 국내 인디 룰까지 두루 경험한 편이라, D&D 영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남들보다 한 박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반응의 대부분은 실망이었죠.2000년에 개봉한 첫 번째 D&D 영화는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

카테고리 없음 2026. 7. 9. 21:35
이전 1 2 3 4 5 6 7 8 ··· 22 다음
이전 다음

티스토리툴바

운영자 : 쇠사설
제작 : 아로스
Copyrights © 2022 All Rights Reserved by (주)아백.

※ 해당 웹사이트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 상품 판매 및 중개의 목적이 아닌 정보만 전달합니다. 또한, 어떠한 지적재산권 또한 침해하지 않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조회, 신청 및 다운로드와 같은 편의 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관련 처리기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