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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촌스럽지 않다·사랑·감동)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스무 번 가까이 봤으면서도 그냥 "슬픈 사랑 영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극장에서 다시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3시간짜리 영화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지, 그리고 28년이 지난 지금도 왜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는지,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28년 전 영화가 지금도 촌스럽지 않은 이유제가 전에 극장에 갔을 때 가장 걱정했던 건 사실 관객 구성이었습니다. 15세 관람가라 어린 관객들이 꽤 많았거든요. 초반에 엉뚱한 타이밍에 웃는 소리가 들려서 '아, 오늘은 몰입이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극장 전체가 조용해졌고, 엔딩 크레딧에 셀린 디옹의 'My Heart Will Go On'이 흐르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9:30
쇼생크 탈출 (오스카, 소품, 브룩스, 레드)

케이블을 돌리다 우연히 틀었는데, 분명히 예전에 봤던 영화인데도 결국 끝까지 다 봐버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십니까. 저는 쇼생크 탈출로 그 짓을 세 번 했습니다. 세 번 모두 이런 식으로. 이미 결말을 아는 영화에 그렇게 빨려 들어가는 이유가 뭔지, 데이터와 장면들을 짚어가며 한번 파보겠습니다.오스카가 외면한 영화가 30년 뒤에 1위가 된 이유1994년 개봉 당시 쇼생크 탈출의 성적표는 초라했습니다. 아카데미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Academy Award nomination)됐음에도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고,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흥행 실패로 끝났습니다. 여기서 손익분기점이란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합산한 총 투자금을 흥행 수익이 딱 메워주는 지점을 말합니다. 그 지점을 겨우 넘겼다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5:30
대부 (캐스팅, 교차편집, 마이클)

영화를 좋아한다고 자처하면서 사실 대부를 끝까지 본 적이 없는 분, 생각보다 많지 않으십니까? 저도 솔직히 처음엔 3시간짜리 오래된 마피아 영화를 선뜻 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끝까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1972년 개봉 이후 52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팬 설문에서 1~2위를 다투는 작품, 대체 어디서 그 힘이 나오는 건지 직접 경험하고 분석한 내용을 공유합니다.전설적 캐스팅비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대부가 걸작이 된 데는 아이러니가 하나 있습니다. 이 영화, 원래 저예산으로 빠르게 찍으려던 작품이었습니다. 파라마운트 스튜디오는 당시 만드는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하던 상황이었고, 2년 전 저예산으로 대박을 낸 러브 스토리(1970)의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려 했습니다. 당연히..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3:35
빅 피쉬 (서사 구조, 삶의 태도)

아버지의 이야기 중 80%가 실제로 사실이었다는 걸, 아들은 장례식장에서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그 장면에서 멈칫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그랬습니다.이야기꾼 아버지의 서사 구조, 어디까지가 진실인가팀 버튼 감독의 2003년작 빅 피쉬는 단순한 판타지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내러티브 신뢰성(narrative reliability) 문제에 있습니다. 내러티브 신뢰성이란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즉 독자 혹은 관객이 그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서사학적 개념입니다. 에드워드 블룸이라는 아버지는 평생 이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리며 살아온 인물입니다.영화 속 아들 윌은 기자입니다. 직업적으로 팩트 체킹(fact-check..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20:00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가젯, 복합장르)

스파이 영화라고 하면 진지한 첩보전을 떠올리는 게 당연한 것 같지만, 킹스맨은 처음부터 그 공식을 비틀고 들어옵니다. 저도 처음엔 "007 감성이겠지" 하고 봤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비밀기지, 다기능 가젯, 원탁의 기사 코드명까지. 어린 시절 상상하던 것들이 스크린에서 왕창 쏟아지는 그 느낌이 이 영화의 출발점입니다.가젯과 젠틀맨 코드, 이 조합이 왜 먹히는가어린 시절부터 비밀기지나 다기능 도구 같은 것에 유독 끌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가젯 관련 콘텐츠를 습관적으로 찾아보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킹스맨을 처음 봤을 때 느낀 흥분은 꽤 개인적인 것이었습니다. 감질맛 나게 한두 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예 피팅룸 하나를 통째로 무기고로 써버리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15:05
인셉션 (꿈, 놀란 연출, 열린 결말)

팽이가 쓰러지면 현실이고, 계속 돌면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결말을 보고 나서 왜 아무도 명쾌하게 답을 못 내릴까요. 저도 극장에서 나오면서 15분쯤 자리를 못 뜨고 앉아 있었습니다. 2010년 개봉 당시 심야 상영으로 처음 봤는데, 그날 밤 잠을 못 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단순히 볼거리 때문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뭔가가 계속 맞물리는 느낌이었습니다.꿈속의 꿈, 인셉션의 세계관인셉션(Inception)이란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그 사람의 무의식에 특정 생각을 심는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이 스스로 그 생각을 떠올린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심리적 공작입니다. 영화에서 코브 팀이 로버트 피셔에게 시도한 것이 바로 이 인셉션이고, 그 구조는 꿈 1단계에서 3단계까지 겹겹이 쌓이는 방식으로 설계..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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