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리뷰 (뺄셈의 미학, 익명성, 비선형 구조)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뭐야 이거' 하고 끝냈습니다. 딴생각을 하면서 본 탓도 있었지만, 전쟁 영화치고 전투가 너무 없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이 영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작품인지 알게 된 뒤에는, 멍하니 다시 첫 장면부터 떠올리게 됐습니다.뺄셈의 미학, 없애서 만든 영화대부분의 전쟁 영화는 적군과 아군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극적 긴장감을 쌓아 올립니다. 덩케르크는 정반대의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독일군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파일럿을 체포하러 오는 병사들이 희미하게 나오는 게 전부입니다. 전투 장면도 공중전 몇 개를 제외하면 없다시피 하고, 주인공들의 전사(前史), 즉 고향에 누가 있는지, 약혼녀가 있는지, 병든 부모가 있는지조차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2026.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