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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세계관, 액션, 시리즈 전망)

주.만.지 2026. 7. 27. 19:52

목차


     

    개봉 당일 아침 7시 50분 상영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2시간 13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거든요. 쥬라기 공원 실사 영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쥬라기 월드: 리버스(Jurassic World Rebirth)를 직접 겪어보니 이 시리즈가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영리하게 자기비하로 시작하는 세계관 설정

    제가 중학교 때 극장에서 처음 쥬라기 공원을 봤습니다. 그때는 탈 쓰고 만들던 공룡이 전부였던 시절인데, 스크린에 CG로 공룡이 뛰어다니는 걸 보고 진짜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아기 공룡 쭈쭈 비디오 테이프 빌려달라고 엄마한테 울면서 떼쓰던 아이가 그 충격을 극장에서 다시 받은 거니까요. 그 시리즈가 이제 일곱 번째입니다.

    이번 작품이 영리하다고 느낀 건 오프닝 때문입니다. 공룡 테마파크 전문가인 공룡 박사 캐릭터가 대놓고 말합니다. "예전엔 줄을 섰는데 요즘 하루 관람객이 열 명도 안 된다"고. 이 세계관 안에서도, 관객인 저한테도 동시에 던지는 말입니다. '이걸 또 본다고? 그래, 그동안 보여줬던 거 또 보여줄게. 대신 재밌으면 됐지?'라고 조롱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자기비하(self-deprecation)로 시작하는 이 구조가 꽤 솔직하고 영리했습니다.

    세계관 배경은 전작 도미니언(Dominion) 이후 5년입니다. 도미니언이란 쥬라기 월드 3부작의 완결편으로, 공룡이 인간 세계와 공존하게 된 직후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그 5년 뒤, 현대 문명의 바이러스와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들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대부분 사라졌고, 적도 인근 섬에만 아직 대규모로 살아남아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 섬은 법적으로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그리고 들어가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어떤 제약 회사가 신약 개발을 위해 육해공(陸海空) 세 종류의 대형 공룡 DNA가 필요하다는 설정인데, 제가 직접 들으면서 '이건 꽤 잘 짠 맥거핀(MacGuffin)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거핀이란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목표물로, 그 자체보다 캐릭터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를 말합니다. 육해공 세 곳에서 각각 DNA를 채취해야 한다는 구조 덕분에 자연스럽게 세 가지 전혀 다른 환경의 액션이 설계됩니다. 시나리오 작가가 머리를 잘 썼다고 느낀 지점입니다.

    • 배경: 도미니언 5년 후, 적도 출입 금지 섬
    • 미션: 신약 개발용 육해공 대형 공룡 DNA 채취
    • 팀 구성: 용병(스칼렛 요한슨), 제약사 직원, 공룡 박사
    • 감독: 가렛 에드워즈(고질라, 크리에이터), 제작 총괄: 스티븐 스필버그
    요약: 자기비하로 시작하는 세계관 설정과 육해공 DNA 채취라는 맥거핀 구조가 이 영화의 가장 영리한 선택입니다.

    공룡 액션은 투트랙, 돌연변이 크리처까지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의 리듬이 생각보다 치밀합니다. 모험 파트가 투트랙(two-track)으로 구성됩니다. 용병 팀과 별개로 움직이는 가족 파트가 있고, 공룡도 낮에는 비교적 순종적인 개체들이, 밤에는 변종이 나타나는 식으로 이중 레이어가 깔려 있습니다. 덕분에 2시간 13분이 체감상 훨씬 짧게 느껴졌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공룡 액션은 해상에서 시작해 지상으로 넘어갑니다. 바다 시퀀스는 도입부를 깔끔하게 열어주고, 지상 섬에 도착한 이후부터는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거대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rex) 씬이 나오는데, 이번 티라노는 박제된 공룡이 아니라 진짜 야생짐승처럼 반응하고 행동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시리즈 역대급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전체를 통틀어 티라노가 이렇게 살아있는 생물처럼 느껴진 적이 없었거든요.

    돌연변이 공룡에 대해 불호 반응도 있다는 걸 알지만, 저는 괴수물 팬으로서 이건 오히려 좋았습니다. 괴수물(kaiju film)이란 거대 생물을 중심으로 한 장르로, 고질라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그 장르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이 섬의 돌연변이 공룡들이 신선하게 읽힙니다. 특히 익룡 버전 벨로시랩터(Velociraptor)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다만 대머리 돌연변이는 너무 못생겨서 조금 안타까웠던 건 솔직한 고백입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고질라(2014)에서 인간 시점을 유지하면서 괴수의 압도적 크기를 표현하는 연출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번에도 그 감각이 살아 있습니다. 스튜디오가 감독에게 주문한 것이 딱 두 가지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타워즈 로그 원(Rogue One)처럼 전작들의 유산을 활용하고, 고질라에서 인상적이었던 크리처 연출 감각을 다시 가져오라는 것. 실제로 두 가지 모두 이 영화 안에 있습니다. 출처: IMDb - Jurassic World Rebirth

    헬기 신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중에서 벌어지는 그 시퀀스는 긴장감이 제대로 살아 있었고, 연출적으로도 나머지 장면들과 비교해 한 단계 위였습니다. 감독이 스토리보다 크리처 디자인과 액션 연출에 더 욕심을 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우선순위가 화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반대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있지만, 적어도 공룡이 나오는 장면만큼은 후회 없이 봤습니다.

    요약: 투트랙 서사 구조와 돌연변이 크리처, 그리고 역대급 티라노 씬이 이 영화의 핵심 볼거리입니다.

    시리즈 전망: 3부작 재시동은 가능할까

    영화 제목이 리버스(Rebirth), 즉 '재탄생'입니다. 쥬라기 공원 오리지널 3부작, 쥬라기 월드 3부작에 이어 세 번째 3부작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제작 총괄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했고 제작에도 깊이 관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필버그가 만들어 올린 프랜차이즈를 스스로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구조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 하나로 3부작 재시동이 완전히 설득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무난합니다. 전개가 뻔하고, 인물들의 갈등도 가볍게 지나갑니다. 공룡 박사가 신약 개발의 수혜가 결국 상류층에게만 돌아간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테마(theme)가 딥하게 파고들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테마란 작품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지점에서 멈추고 다시 공룡 액션으로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영화 안에 조그맣고 귀여운 공룡 하나가 등장하는데, 그 존재가 단순한 장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쥬라기 공원 1편이 1993년 공개된 이후 30년 넘게 이어진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을 감안하면, 단순히 공룡 스펙터클(spectacle)만으로도 관객을 끌어모으는 흡인력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스펙터클이란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장면이나 규모를 뜻합니다. 출처: Box Office Mojo - Jurassic 프랜차이즈 흥행 기록

    제 경험상 이 시리즈의 한계는 공룡에게 서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마블 캐릭터들은 아무리 여러 편이 나와도 각자의 이야기가 쌓입니다. 공룡은 그냥 공룡입니다. 혹성탈출 시리즈가 오래 사랑받은 건 시저라는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쥬라기 월드가 다음 3부작에서 정말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공룡 그 자체에 어떤 방식으로든 서사를 입히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거대 티라노를 또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긍정 요인: 스필버그 총괄, 흥행 프랜차이즈 자산, 크리처 다양성 확보
    • 과제: 공룡 서사 부재, 이야기 깊이 부족, 7편째의 피로감
    • 관전 포인트: 소형 귀여운 공룡 캐릭터의 후속작 연결 여부
    요약: 3부작 재시동 선언은 됐지만, 공룡에 서사를 입히는 도전 없이는 다음 편도 무난함의 반복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쥬라기 월드: 리버스는 '최고의 킬링타임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지켜낸 영화입니다. 모난 구석이 없고, 지루할 틈도 없고, 공룡이 나오는 장면만큼은 확실히 값어치를 합니다. 스토리에서 무언가 묵직한 감동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압도적인 크리처와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를 원하신다면 충분히 볼 만합니다. 가족과 함께 보시기에 적합하지만, 공룡에게 먹히는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므로 어린 자녀와 함께하실 때는 12세 관람가 기준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3WhqKqEeVA&list=PLGVL4jSsBr-44eGgF8lu3x9LfnUAf3tLh&index=141